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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할 말

'선거 조작?', '부정 선거?' 그들의 주장은 뭘까? 정리해보자!

by 무영91 2020. 5. 16.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지난 21대 총선의 '조작', '부정' 문제를

민경욱 의원을 비롯한 몇몇 유튜브 채널이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는 듯하다.

 

지난 2017년, 김어준은 '더 플랜'이라는 영화까지 제작할 정도로

'선거조작'이란 것은 꾸준히 제기되어 왔던 문제였다.

 

하지만 이번 '선거 조작설'이 지난 것들과 다른 점은

이를 믿고 의문을 제기한 일선의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오늘 민경욱 의원은 본인의 SNS를 통해

"총 24명의 후보들이 증거보존 신청을 했으며

50명이 넘는 변호인단이 참여 중이다"라고 밝혔다.

 

그들은 무슨 근거로 뭉치게 된 것일까.

그리고 이에 반대하는 이들은 어떤 말을 하고 있을까.

 

빠르고 간단하게 정리해보자.

 

(글에 앞서 : 최대한 나의 의견은 제외하고 제기되는 주장들에 대해서만 정리할 예정이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항상 말은 의문을 제기하는 쪽이 많다.

고를 입증하는 입장은 오히려 난감할 수도 있다. 이 점은 유의하시길.)


1. 거짓말을 모르는 놈?

지난 4월 15일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끝난 뒤의 명암은 확실했다.

'여당의 압승'으로 끝난 이 선거는 

다음 날부터 논란에 휩싸이기 시작한다.

 

"숫자가 이상하다"

 

처음에는 그저 대패한 야당의 놓을 수 없는 미련으로 보였던 

이 말이 점점 구체적 '의심'으로 번지게 된다. 

무슨 숫자가 어떻게 이상하다는 것일까.

 

1) 63대 36??

이들은 서울, 경기, 인천 지역에서의 '사전투표 득표비율'이 

더불어민주당(더민당) 63, 미래통합당(미통당) 36으로 일정하다는 것을 문제 삼았다.

 

확률적으로 '사전투표 득표비율'이 저렇게 세 지역이 모두 동일하게 나오는 게 

극히 희박하다는 것.

 

이에 선관위는 63대 36의 비율로 나온 것은 서울, 경기, 인천에 한하여 나타난 현상이며

서울, 경기, 인천에서도 더민당과 미통당뿐만 아니라 다른 후보들의 득표비율까지

합산하면 값이 달라진다고 보도자료를 냈지만

 

의혹 제기 측은 오히려 접전지역인 서울, 경기, 인천에서만 저런 비율이 나온 것이 

더 이상하며 당연히 조작은 더민당과 미통당, 거대 두 정당 간에서만 이루어졌을 것이라며

반박했다.

 

 

서울, 인천, 경기 지역의 사전투표 득표비율

 

2) 특정 상수의 등장

알다시피 사전투표는 관내 사전투표관외 사전투표로 나누어 진행된다.

 

이들이 의문을 품는 것은 수도권의 여러 지역에서   

'관내 사전투표 득표율 대비 관외 사전투표 득표율'이 동일하게 나왔다는 점이다.

 

어느 한 지역에서 더민당 후보의 관외 사전투표 득표수를 관내 사전투표 득표수로 나눈 값과

미통당 후보의 같은 식에 의한 값이 같았는데 이런 지역이 여러 군데라는 점을 문제 삼은 것이다.

 

또한, 더민당 후보의 사전투표 득표율이 당일투표 득표율에 비해

10%p이상 높게 나온 점도 같이 지적했다.

 

이 의혹에 대해 선관위그저 그런 '현상'이 나타난 것일 뿐이라며 유권자의 투표에는 

정치, 사회적으로 미치는 변수가 다양하므로 이를 과학적으로 설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정리하면, '사전 투표 개표 결과'에서 접전지역 내 이해할 수 없는 

일정한 '수치(숫자)'가 나왔고 이것은 조작을 통해서만 가능할 것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선관위는 딱히 말로 반박할 게 없을 수밖에 없다.

그냥 그런 '현상'이 일어났는데 뭐라 할 말이 있을까.

 

의혹 제기 측이 주장하는 관외/관내 비율의 동일성

 

2. 그래서 어떻게??

다음 문제는 '그래서 어떻게 선거 조작을 했다는 건데?!'에 대한 것이다.

 

여기서부터 여러 가지 의혹과 주장이 산발적으로 등장하면서 엉키게 된다.

 

먼저, '부정선거가 아니다'라고 주장하는 쪽은 기본적으로 

2020년 대한민국 선거 시스템에 대한 믿음이 깔려있다. 

 

때문에 여러 의혹에 대해

'지금이 자유당 시절이냐', '어떻게 모든 사람을 속이고 선거조작을 하냐'식의

반응을 한다.

 

따라서 '선거가 조작이다'라고 주장하는 측은 

 

1) 2020년 대한민국 선거 시스템이 얼마나 부실한 지

2) 제21대 총선의 선거 조작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이 두 가지를 이야기해야 한다. 

 

이제 위의 1)번과 2)번에 대한 주장이 무엇인지 나누어 살펴보자.

 

1) 2020년 대한민국 선거 시스템이 얼마나 부실한가?

* 투표용지 보관의 부실 (장소와 봉인지)

이들은 공직선거법에 따라 투표 이후 1개월간 원상태로 보관되어야 하는

투표함의 보관상태를 지적한다.

 

보관 장소가 헬스장인 곳도 있거니와 봉인지 상태

떼어냈을 때 명확한 자국이 남게 하는 '보안 봉인지'가 아닌

'일반 테이프 형식의 봉인지'를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얼마 전, 민경욱 의원이 사전투표 조작의 증거로 제시했던 6장의 투표용지도

이 보관의 부실을 지적한다.

 

'사전투표용지 투표함에서 발견된 당일투표용지 6장'을 증거로 제시한 민경욱 의원은

"당일투표용지가 왜 사전투표용지 투표함에서 발견이 되느냐"면서 

"이건 선관위도 몰랐던 사실이다. 명백한 봉인 부실, 관리 부실"이라 지적했다.

 

이에 선관위 측은

"잔여 투표용지를 개표소 내에 임시 보관해두었는데 누군가 탈취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히며

검찰에 관련 수사를 의뢰했다.

 

또한, 이준석 미래통합당 최고위원

"이는 선관위의 봉인 부실, 관리 부실일 수도 있지만 단순 절도죄일 수도 있다. 

민의원은 당일투표용지 6장의 취득 경로를 밝혀야 한다."라고 말하며

"사전투표가 잘못됐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왜 당일 투표용지를 가져오는지 모르겠다

기승전결이 맞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민경욱 의원이 당일투표용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2) 그렇다면 선거 조작은 어떻게 진행되었는가?

* 왜 사전투표용지에만 QR코드가 있는가?

의혹을 제기하는 쪽은 'QR코드'에 먼저 집중했다.

 

선거법 제151조에 따라 투표용지에 인쇄하는 일련번호는 바코드

(컴퓨터가 인식할 수 있도록 표시한 막대 모양의 기호)의 형태로 표시해야 하는데 

 

굳이 왜 사전투표용지에만 바코드에 비해 훨씬 더 많은 정보를 담을 수 있는

'QR코드'를 넣었느냐는 것과 'QR코드'는 막대 모양의 기호가 아니라는 점을 문제 삼았다.

 

이에 선관위 측은 'QR코드'도 결국 가로세로 격자무늬로 이루어진 2차원의 막대 부호로써

막대 모양의 바코드에 해당한다고 밝히며 'QR코드'가 담는 정보에 관해선 아래 그림에 

나와있는 것을 담을 뿐이라 해명했다.

 

 

선관위가 밝힌 QR코드 정보 예시

 

* 개표기에 QR코드 인식장치가 있어 제어용 PC의 도메인 네임서버(DNS)로 조작을 했다?

쉽게 말해, 개표기에는 기본적으로 컴퓨터(LG 그램)를 탑재하고 있으므로

이를 통한 조작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이다. 

 

비록, 참관인이 있지만 초당 6장 정도를 분류하는 속도를 따라갈 수는 없을 것이며

이 때문에 미통당의 표가 일정하게 더민당 쪽으로 분류가 되더라도 확인이 힘들 것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에 선관위운용 장치(노트북)는 랜카드 제거 후 각급 선관위에 배부되므로 외부 통신망과 

연결될 수 없고 랜카드가 없기 때문에 DNS 정보를 입력할 수도 없다고 밝혔으나

 

다시 이에 대해 의혹 제기 측은 "노트북은 기본적으로 무선랜카드가 '내장'되어 있으므로 

얼마든지 조작이 일어날 수 있다"라고 반박했다.

 

 

화제의 개표기.. 이게 뭐길래..

3. 외계어가 들릴 땐..

이 외에도 부정선거 탐지의 전문가로 알려진 미국 미시간 대학교 월터 미베인 교수가 

'2020년 한국 선거에서의 사기'라는 논문을 발표하며 '의혹 제기'에 더욱 힘을 실었지만

따로 소개는 하지 않겠다.

 

왜냐하면, 일반적으로 우리는 저 내용을 이해하기가 힘들뿐더러

월터 미베인 교수가 틀렸다고 지적하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 간의 알아듣기 힘든 논리 싸움에서 중요한 것은

결국 누굴 더 믿고 싶은 가에 대한 '신뢰' 문제이기 때문에 각자의 판단에 맡기고 싶다.

 

 

음.. 무슨 말인지 모를땐.. 일단....

 

아무튼 이 싸움은 놀랍게도

'더민당과 미통당'이 하는 것이 아니라 '미통당 내부'에서 벌어지는 것처럼 보인다.

 

'같은 팀'인 줄 알았던 저들은 왜 서로를 이해하지 못할까?

 

4. 그들이 서 있는 곳은 '도박장'인가 '야구장'인가.

서로 이 상황을 바라보는 '판'이 다르기 때문에 그렇다.

'선거 의혹 제기 반대'를 외치는 사람들은 지금 이 판이 '도박장'이다.

 

정확하게는 '타짜1, 고니와 아귀의 마지막 대결의 장'이다.

 

A : 넌 분명 선거 조작을 했을 것이여. 함마 가져와!

B : 좋아 난 선거조작이 아니란 거에 내 돈 전부와 내 손모가지 건다.

쫄리면 뒈지시던지.

 

 

걸어라! 설마 도박장에 그냥 온건 아니지?

 

반면에, '선거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들은 이 판이 '야구장'이다.

때문에 의혹이 생겨서 '비디오 판독'을 하자는 감독에게 

사활을 걸고 판독 제의를 하라는 쪽의 말이 이상하게 들린다.

 

 

 그거 들으셨어요? "뭐?" 저거 아웃 아니면 우리가 아웃이라는 데요?

 

5. 주사위는 던져졌고..

오늘(5월 15일) 부로 '선거 무효 소송 제기 기간'이 끝났다.

다시 말해, 모든 주사위는 던져졌다.

 

앞으로는 법적 절차에 따른 여러 뉴스들이 나올 것이다.

 

아마 정말로 이 긴 글을 끝까지 읽은 사람들이 있다면

앞으로 있을 일련의 과정이 조금은 이해하기 수월하지 않을까.

(정확히 이 글은 이걸 목적으로 쓰여졌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판'에서 어디에 서야 할까.

 

나는 그 문제 이 전에 우리 모두가 결국은

'대한민국'이라는 같은 그라운드에 있다는 걸 깨달았으면 한다.

 

앞으로의 상황 전개에서 우리는 이 논란이 단순 '편 가르기'식의 정치적 의도로

사용되는 것을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다.

 

이는 '우리의 문제'이지 '너만의 문제'이거나 '나만의 문제'는 아닐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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