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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할 말

좌파? 우파? 우리가 서로를 이해할 수 없는 이유

by 무영91 2020. 5. 3.

지난달 제21대 총선의 뚜껑이 열리면서 

우리는 다시 한번 반으로 갈라진 대한민국을 확인했다. 

 

반으로 갈라 선 대한민국

개인은 세상을 보는 눈이 다르기에 당연히 정치적 성향도 다르다. 

하지만 알다시피 우리의 문제는 도저히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점에 있다.

무엇이 '옳다, 그르다'로 판단하기엔 각자의 사정은 있기 마련이다.

 

따라서 나는 왜 '우리는 각자의 모습을 이해하지 못하는 걸까?'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새삼스럽지만 좌파와 우파의 정의를 잠깐 보고 가야겠다.

좌파는 '안정보다는 변화, 성장보단 분배와 복지를 강조하는 세력'

우파는 '변화보다는 안정, 분배와 복지보다는 성장을 강조하는 세력'으로 간단히 정의가 되어있다.

글쎄, 정의를 다시 한번 곱씹어보니 '우리나라에 진짜 좌파랑 우파가 어딨어!?'라며 

고개를 젓던 지인의 말이 어느 정도 이해가 되는 것 같기도 하다.

잠..잠깐만 말 좀 들어봐

 

어쨌든 사전적 정의로 보아도 이 둘은 정반대 어느 지점에서 서로를 겨누고 있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다시 이야기의 본론으로 돌아와서 그렇다면 우리는 왜 서로를 이해하지 못할까.

 

1. '내집단, 외집단 편향'이 가져온 벽

우리는 기본적으로 본인 집단 소속의 사람들은 하나하나의 개인으로 생각하지만 

그 반대편 외집단의 사람들은 덩어리로 인식한다.

나는 '내집단, 외집단 편향'이라고 하는 이 현상이 크게 작용했다고 본다.

 

이는 매우 간단한 집단성만 있어도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예를 들어, 친한 친구 6명이서 3명씩 팀을 이루어 게임을 한다고 했을 때 

그저 우리는 '가위바위보'나 '손바닥 뒤집기'를 통해서 팀을 이뤘음에도 

그 순간 '내집단, 외집단 편향'이 형성되어 '우리'가 '그들'보다 낫다는 지각이 활성화된다. 

형! 우리가 쟤네들은 이겨야지!

이런 현상이 가장 크게 발휘되는 곳이 바로 이 '정치의 장'이다. 

'좌파'에서 '우파'를 바라보는 모습은 덩어리 그 자체이다. ('프레임'이라 부르곤 한다)

반면에, '좌파'가 '좌파'를 생각하면 그 안에 속한 여러 사람들을 떠올리고 각자의 성향에 대해 떠올린다.

물론 그 역의 경우인 '우파'도 마찬가지 방식으로 '좌파'를 판단한다. 

 

2. '믿음 보존 편향'으로 굳히기에 들어가 버린 너와 나

'믿음 보존 편향'은 흔히 '고정관념'이라고 하는 것과 비슷한데 공부를 하면서 내가 놀랐던 점은

'믿음 보존 편향'이 발휘가 되면 애초의 지식이 잘못된 것을 알고 난 후에도 오래도록 판단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었다.

 

예를 들어, 당신이 어느 일면식 없는 사람을 만날 예정이라고 해보자. 

그런데 당신의 친구가 그 일면식 없는 사람에 대해 '그 사람? 인성이 안 좋아.'라는 말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말은 사실이 아니었다. 다행히도 당신의 친구는 당신이 그 사람을 만나기 전에

오해를 풀어주었다. '내가 이름을 헷갈린 모양이야. 나도 그 사람은 모르는 사람이었어'

한 마디로 일면식이 없는 그 사람의 인성은 아무도 모르는 것으로 '리셋'되었지만

당신의 뇌는 '믿음 보존 편향'에 의해 쉽사리 그 이미지를 떨쳐내지 못한다.

아니 나 처음 봤잖아요?

 


그러니 이 두 가지의 결정적 뇌의 편향성으로 인해 우리는 서로를 '이해'할 수가 없다.

앞서 밝힌 '덩어리', '프레임'이 곧 각자가 상대를 생각하는 대상 그 자체가 되어 버렸고

설사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 밝혀지더라도 '믿음 보존 편향'에 의해 쉽사리 인정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 프레임이 사실로 밝혀지는 건 말할 것도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훌륭한 예시가 있다. 

바로 1962년에 있었던 미국의 존 F. 케네디 대통령과 소련의 니키타 흐루쇼프 총리의 

'쿠바 미사일 위기' 사건이다. 

당시는 냉전 절정기로서 자칫 핵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심각한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과 소련은 서로가 '내집단, 외집단'이 되어 서로를 주장을 펼쳤다.

 

전환점은 니키타 흐루쇼프 총리가 케네디에게 간청한 것으로부터 시작되었다.

흐루쇼프는 케네디에게 '우리 입장이 돼서 생각해보십시오'라고 몇 번이고 말하며 

두 사람 모두 조국의 지도자라는 비슷한 처지임을 강조한 것이다.

서로가 다른 '내집단, 외집단'의 관계에서 같은 처지의 내집단이 된 순간 

비로소 '이해의 틈'이 생겼고 전쟁이라는 끔찍한 결과를 초래하지 않을 수 있었다. 

아, 아니 힘 빼고 내 말 좀 들어봐

 

나는 바로 이 점에서 '이해의 틈'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 이상의 정치적 의견을 내세워서는 저런 '편향성'들을 이길 수 없다.

우리는 모두가 하나의 '국민'일 때 전 세계가 놀라는 모습을 보여줬다.

'월드컵' 앞에서 하나 되지 않는 대한민국 국민이 있을까? 

 전 국민이 손흥민의 정치적 성향을 알게 되더라도

그가 멋진 골을 넣어주길 바라는 마음은 같을 것이다.

지금 축구 보는데 누가 정치 이야기하냐. 태극기나 들어.

분노에 찬 눈빛을 조금은 바꿀 필요가 있다. 

결국 우리는 다 같은 '국민'이라는 점을 떠올려야 한다. 

아무리 정치적 합리성을 내세워 서로에게 주장해봐도

서로의 눈엔 '킹덤'에 나오는 '좀비'처럼 보일 테니 말이다.

 

드라마 '킹덤'에서 '좀비'들에게 물린 사람들은 물에 빠지면

'좀비의 독기(?)'가 제거되며 살아남을 수 있었다.

우리도 한 번쯤 '좀비'의 모습에서 '대한민국'이라는 물에 다 같이 빠져들어

그 독기를 빼내야 하지 않을까.

 

정리

우리가 각자를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내집단, 외집단 편향'과 '믿음 보존 편향'이 크게 영향을 미치는 듯하다.

그 해결책은 각자의 내집단, 외집단 모습을 벗어던지고

같은 내집단의 영역으로 들어가는 것이지 않을까.

 

정치적 다툼을 벗어던지고 조금 더 성숙한 나라가 될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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